AX 전환의 핵심 기반: 데이터 레디니스
by
AI & Data Cell Division

Last updated:
AI 모델의 성능은 빠르게 좋아지고 사용 비용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모델도 어느 때보다 많고, AI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왜 AX(AI Transformation)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실제 수익성까지 개선했다는 기업은 아직 찾기 어려울까?
기업이 AI를 도입하던 초기에는 어떤 모델을 고르느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러나 모델 사이의 성능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는 중이다.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 인공지능 연구소(Stanford HAI)에 따르면 GPT-3.5 수준 모델의 추론 비용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 28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1] 좋은 모델을 쓴다는 사실만으로는 더 이상 오래가는 경쟁력을 얻기 어렵다.
AI가 맡는 일의 범위도 넓어졌다.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료를 찾고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며 계산과 비교까지 해낸다. 그런데 이런 활용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McKinsey의 2025년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8%가 하나 이상의 업무에 AI를 쓴다고 답했지만 전사적으로 확장한 곳은 3분의 1 정도에 머물렀다. 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로 넓히고 있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2] 결국 격차를 가르는 것은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다. 도입과 안정적인 실무 활용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기반, 그것이 바로 데이터 레디니스다.
AX에서 데이터 레디니스란 무엇인가
머신러닝에서 데이터 레디니스는 주로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적합성을 살피는 개념으로 다뤄졌다. 그러나 기업의 AX 환경에서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이미 학습을 마친 AI 모델에 내부 문서와 데이터베이스,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 데이터는 AI를 다시 학습시키는 재료라기보다 회사의 업무 맥락을 반영해 답을 만들 때 참고하는 근거에 가깝다.
기업이 가진 문서와 데이터를 AI가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자료의 의미와 출처, 접근 권한을 정리해 둔 상태
기업에서 말하는 데이터 레디니스는 AI가 필요한 자료를 찾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된 상태를 말한다. 수치의 출처를 되짚어 볼 수 있어야 하고 최신본과 과거 버전도 구분돼야 한다. 자료별 접근 권한 역시 명확해야 한다. 기본 조건이 갖춰져야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하고 실제 업무에 활용하기가 수월해진다.
그렇다고 모든 데이터를 완벽하게 정리해 둘 필요는 없다. 필요한 준비 수준은 AI의 사용자와 업무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경영 대시보드라면 지표의 정의와 기준을 맞추는 일이 우선이고 문서 검색에서는 원문의 작성 시점과 최신본 여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계산이나 보고서 작성까지 맡기려면 업무 규칙과 접근 권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결국 데이터 레디니스의 출발점은 데이터 자체보다 AI로 수행하려는 업무에 있다. [3]
데이터 준비는 업무 목적에서 시작한다
필요한 정보를 찾고 요약하는 단계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자료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거나 계산해 실제 결과물을 만들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문서를 많이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결과물에 들어갈 항목과 공식 근거로 삼을 자료를 정하고 계산 기준과 기준일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 기관이 제시한 투자 조건을 하나의 표로 비교한다고 해 보자. 금리, 만기, 담보처럼 비교할 항목을 먼저 정하고 문서의 값을 그대로 옮길지 별도로 계산할지도 구분해야 한다. 단위나 기준일이 다르면 같은 기준으로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며 문서에 없는 조건은 임의로 채우지 않고 공식 원문을 우선한다는 원칙도 필요하다. 기준이 정리돼 있어야 반복 작업에서도 결과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자료가 많다고 정확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옛 버전과 최신본이 섞이거나 같은 수치가 서로 다른 날짜와 단위로 기록될 수 있으며 프로젝트마다 같은 용어를 다른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잘못된 근거를 가져올 가능성도 커진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데이터 출처와 접근 통제, 사람의 검토 절차를 강조한다. [4] 글로벌 IT 리서치 자문기관 Gartner도 데이터 간 관계와 업무 규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5]
데이터 환경이 다르면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CIP가 AX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한 여러 기업을 보면 데이터 레디니스의 출발점은 업종과 업무 구조에 따라 달랐다. 데이터가 많다고 준비가 잘 된 것도 아니고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곧바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방대한 이력에서 필요한 범위를 가려내야 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흩어진 자료의 위치와 맥락부터 정리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지금까지 적용해 본 사례를 업종별로 놓고 보면 PE 운용사, 전통 제조업, B2C 서비스업, B2B 서비스업,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의 다섯 유형으로 나뉜다. 유형마다 데이터가 쌓이는 방식이 다르고 먼저 손대야 할 일도 달라진다.
PE 운용사는 딜이 진행될 때마다 투자 검토 자료와 실사 문서, 계약서와 외부 리서치가 쌓이고 프로젝트에 따라 접근 권한도 달라진다. 정형화된 지표보다 문서가 데이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같은 항목이라도 딜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이 환경에서는 문서의 양보다 어느 자료가 어떤 단계에서 사용되는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 최신본과 이전 버전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지도 명확해야 한다. CIP가 내부에서 개발해 활용하는 AI 에이전트 James도 이 환경에서 출발했다. 초기에는 특정 프로젝트의 자료를 검색하는 역할에 가까웠지만 여러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도록 결과물 형식과 우선 참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투자 검토와 실사, 계약 검토처럼 출처와 맥락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 업무에서는 모델의 성능보다 딜과 문서 그리고 업무 맥락을 얼마나 명확하게 연결했는지가 활용도를 크게 좌우했다.
전통 제조업은 생산과 품질, 원가와 매출 자료가 오랜 기간 쌓여 있다. 다만 그 데이터가 어떤 업무 판단과 연결되는지는 정리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섬유소재 제조기업 KAF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 핵심이었다.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연결하기보다 업무 목적에 맞춰 활용 범위를 정했다. 최근 경영 실적을 살펴보는 업무라면 최신 데이터의 정합성과 지표 정의를 먼저 확인했다. 반면 품질 이슈나 원가 구조처럼 장기 추세가 중요한 주제는 필요한 과거 기간까지 범위를 넓혔다. 시계열 데이터를 AI가 안정적으로 활용하려면 조회 기간뿐 아니라 단위와 품목, 공정 등 분류 기준도 일관되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목적에 맞춰 정리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생산과 원가를 같은 기준에서 보는 영역도 함께 넓어진다.
B2C 서비스업은 고객과 거래 데이터가 시스템에 비교적 정연하게 쌓인다. 골프장 운영 기업인 사우스스프링스도 고객과 회원 정보, 운영 데이터가 구조화돼 있었다. 새로운 데이터를 대규모로 정리하기보다 기존 시스템의 항목과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일이 핵심이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만큼 권한 분리와 최소 접근 원칙도 함께 고려해야 했다. 데이터 구조와 활용 목적, 권한 기준이 명확하면 이미 갖춰진 데이터를 비교적 빠르게 실제 업무에 연결할 수 있었다. 예약과 이용 이력을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가격과 운영을 조정하는 데까지 활용을 넓힐 여지도 크다.
B2B 서비스업은 수주와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움직인다. 견적과 설계, 수행 이력이 담당자와 프로젝트별로 나뉘어 관리되는 경우가 많아 회사의 자산이라기보다 개인의 파일에 가깝게 남는다. 솔리드이엔지는 아직 그 앞 단계에 있어 흩어진 자료를 한곳에 취합하는 일부터가 과제다. 자료를 어디에 어떤 기준으로 쌓을지 정하는 일이 먼저다. 모델을 붙이는 것은 그다음이다. 취합 단계를 넘어서면 과거 수행 이력을 견적과 설계 판단에 다시 활용하는 길이 열린다.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는 하나의 사업에서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기관과 인허가 기관처럼 성격이 다른 주체를 함께 상대한다. 실제 부동산 전문 투자 회사에서도 자료가 여러 이해관계자와 업무 단계에 걸쳐 흩어져 있는 점이 문제였다. 먼저 흩어진 자료를 공용 저장소로 모으고 폴더 구조와 문서가 만들어진 맥락을 프로젝트 단계에 맞춰 정리했다. 파일을 한곳에 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어느 문서가 어떤 의사결정과 연결되는지 확인하고 다른 문서와의 관계까지 정리해야 AI가 필요한 근거를 안정적으로 찾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정리되면 사업 단계별 의사결정 이력을 다음 프로젝트의 검토 기준으로 옮겨 쓸 수 있다.
다섯 유형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모든 데이터를 일괄 정리하기보다 실제 업무에서 필요한 결과물을 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와 규칙부터 준비했다는 점이다. PE 운용사는 딜과 문서, 권한과 버전의 관계를 정리했고 전통 제조업은 데이터의 활용 범위와 분석 기준을 잡았다. B2C 서비스업은 구조화된 데이터를 업무 목적과 권한 기준에 맞춰 연결했으며 B2B 서비스업과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는 자료의 위치와 프로젝트 맥락부터 정리했다. 데이터 레디니스는 데이터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일이 아니라 현재 상태를 이해한 뒤 업무 목적에 맞는 준비 순서를 찾는 과정에 가깝다.
맺으며
모델의 성능은 앞으로도 고도화되면서 비용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여러 기업이 비슷한 모델을 사용하게 될수록 차이는 모델 자체보다 회사의 데이터를 어떻게 업무에 연결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고 모든 자료를 완벽하게 정리한 다음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활용 가치가 높은 업무부터 고르고 필요한 결과물을 먼저 준비하는 편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도 데이터 레디니스는 기업의 AX 실행 기반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실적이 비슷한 두 회사라도 데이터의 정의와 출처, 권한과 업무 규칙이 정리돼 있다면 AI 기반 밸류업 과제를 실행하고 검증하는 속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재무제표에 직접 드러나는 항목은 아니지만 AI를 업무 효율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운영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IP가 여러 포트폴리오사에서 서로 다른 데이터 환경을 경험하며 쌓아 온 역량도 같은 맥락에 있다. 각 회사의 출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필요한 데이터부터 연결하는 경험이 축적될수록 AX를 안정적으로 반복 적용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유형별로 검증된 방법이 남는다. CIP는 이 경험을 개별 프로젝트에 흩어 두지 않고 포트폴리오사의 업무와 데이터를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관리하는 공유 서비스로 묶어 내려 한다. Centroid AI Shared Service(CASS)가 그 방향이다. 개별 회사가 각자 AI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는 대신 운용사가 공통 기반을 제공하고 각 사는 자기 데이터와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다. 여기까지 가면 AX는 포트폴리오사별 개별 과제가 아니라 투자 단계에서부터 제시할 수 있는 밸류업 수단이 된다. 결국 AX의 성패는 AI 모델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는지보다 회사의 데이터를 실제 업무 효율과 수익성 개선으로 얼마나 신뢰성 있게 연결하는지에 달려 있다.
출처
[1] 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AI Index Report 2025, 2025.
[2] McKinsey & Company, The State of AI in 2025: Agents, Innovation, and Transformation, 2025.
[3] Gartner, Lack of AI-Ready Data Puts AI Projects at Risk, 2025.[4]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Artificial Intelligence Risk Management Framework: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Profile, 2024.
[5] Gartner, Lack of Semantics Causes Inaccurate AI Agents and Wasted Spending, 2026.
Insigh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