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1차 작업을 맡는 시대, PE 실무자의 가치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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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 Division

June 1, 2026

Last updated:

June 1, 2026

PE 업계의 실무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센트로이드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AI를 실무 보조 인프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외부 AI 툴 사용을 넘어, 문서 검토, 자료 요약, 이슈 도출,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에 AI를 접목하면서 업무 방식 자체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AI는 실사 자료의 1차 검토, 주요 쟁점 및 Red Flag 정리, 추가 확인사항(RFI) 도출, 계약서 검토 및 이슈 리스트 작성, 기존 문서와의 비교, 국문·영문 이메일과 보고서 초안 작성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회사의 재무 자료, 월간 실적, 예산 대비 실적, 주요 KPI 변동 등을 정리하고 이상 변동을 식별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실무자가 수일에 걸쳐 처리하던 자료 정리와 1차 검토 업무의 상당 부분이 훨씬 짧은 시간 내에 초안화되고 있으며, 실무자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치 검증, 논리 보강, 리스크 판단, 협상 전략 수립 등 보다 높은 수준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투자 판단, 법률적 해석, 계약상 리스크 배분, 주요 의사결정은 여전히 담당 실무자와 파트너의 검토를 거쳐 이루어집니다. AI가 반복 업무의 시간을 줄이고, 검토 범위를 넓히며, 문서 간 불일치나 누락 가능성을 더 빠르게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최종 확인과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1차 작업을 처리한다면,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오래도록 유효한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습니다. 환경의 변화 속도가 그 자체로 빠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격변의 시기일수록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명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 전제부터 짚고, 센트로이드가 실무 현장에서 정리해 온 여섯 가지 방향을 중요도 순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AI 활용의 전제 — 보안, 검증, 책임

이상의 활용은 자료의 기밀성, 개인정보 보호, 계약상 비밀유지의무, 내부 보안 기준을 전제로 이루어집니다. AI는 판단 주체가 아니라 실무자의 검토를 보조하는 도구이며, 민감 정보의 처리 방식과 활용 범위는 사안별로 엄격히 통제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AI 활용의 폭이 넓어질수록 그 한계에 대한 통제도 함께 정교해져야 합니다. AI는 그럴듯하지만 틀린 답을 낼 수 있고, 표준화된 답변은 때로 딜의 특수성을 가릴 수 있습니다. 최종 산출물의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으며, 실무자가 스스로 사고하는 과정을 AI 초안에 위임하는 순간 차별적 관점은 약해집니다. 결국 AI 시대의 실무자는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인 동시에, 도구의 한계를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Direction 1. 결과에 사람의 판단과 책임을 더합니다

먼저 짚어야 할 점은, 기존에 중시되던 실무 지식과 방법론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다만 종전에는 주로 도제식으로 전수되던 기술과 노하우가 보다 쉽게 전달되고 있고, AI를 통해 실무에서 즉시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게 되어, 일정 수준에 더 빠르게 도달할 수 있게 되었을 따름입니다.

과거에는 자료 정리와 초안 작성 자체가 실무자의 기여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AI가 그 영역을 빠르게 보조하게 되면서, 이제 실무자의 가치는 산출물을 그대로 만드는 데서가 아니라 그 산출물을 검증하고 해석하며 책임지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반복적인 작업은 적극적으로 AI에 위임하되,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실무자가 더 깊이 관여해야 합니다. 일을 시작하기가 쉬워졌다고 해서 일 자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AI가 내놓은 1차 산출물의 가정과 누락, 맥락 부적합을 짚어내고, 거기에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더하는 과정 — 그 자리가 실무자가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하는 자리입니다.

Direction 2. 좋은 질문을 정의합니다

AI 시대에는 좋은 답을 빨리 내는 능력보다, 좋은 질문을 정의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집니다. AI는 잘 정의된 질문에 대해서는 빠르고 정교한 답을 내놓지만, 질문 자체가 잘못 설정되어 있다면 그 정교함이 오히려 오판의 속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실사 단계에서 어떤 가설을 검증할 것인가, 협상 단계에서 어떤 이슈를 먼저 풀 것인가, 포트폴리오 운영에서 어떤 지표를 추적할 것인가 — 이러한 질문을 잘 던지는 능력은 process knowledge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과 산업에 대한 통찰에서 나옵니다. 좋은 질문을 정의하는 능력은 더 이상 보조 역량이 아니라, AI 시대 실무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입니다.

Direction 3. 반복된 실수와 편향을 줄이는 데 시간을 씁니다

시장에 참여하는 어떤 전문가도 반복된 실수와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시장이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인간의 의사결정은 여전히 과신, 군집행동, 손실회피, 최근성 편향과 같이 오래된 본능과 휴리스틱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산업화 이후 여러 경기 변동을 거치며 시장 참여자들은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해 왔습니다.

AI가 벌어 준 시간은 이 실수와 편향을 줄이는 데 재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를 위한 자료는 차고 넘칩니다. 경제와 시장의 역사, 선배 투자자들의 발자취 — 성공뿐 아니라 실패까지 — , 호황과 위기 국면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보여 온 의사결정의 패턴은 풍부한 학습 자료입니다. 새로운 도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새로운 정보가 아니라, 인간이 오래도록 반복해 온 오류를 직시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Direction 4. Process knowledge를 더 빠르고 깊이 흡수합니다

기존의 성장 경로는 비교적 정형적이었습니다. 애널리스트로서 실사와 가치평가 등 한정된 업무를 몇 해 수행하고, 어깨 너머로 딜의 전체 절차를 익힌 뒤, 일정 직급에 이르러 PM 역할을 차근차근 수행하는 흐름이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process knowledge는 시간을 들여 축적해야 하는 자산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공개 자료, 내부적으로 축적된 템플릿, 체크리스트, 선행 검토 메모 등을 더 빠르게 구조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딜의 제반 절차와 각 단계의 예상 이슈를 예전보다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가 이 변화를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전략 차원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회사와 팀에 더 큰 기여가 가능해집니다. 한정된 자원 — 인력, 시간, 자금 — 을 어떻게 배치할지 미리 고민할 수 있고, 팀 전체의 흐름에서 병목이 생기지 않도록 조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특정 거래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정부 인허가, 잠재 분쟁, 산업 규제 이슈 등을 사전에 스크린해 보고, 협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전 잠재 위험 요인을 미리 점검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이러한 사전 스크리닝은 법률 자문이나 전문가 검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쟁점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AI는 process knowledge에 접근하는 비용을 큰 폭으로 낮춰 주었습니다. 이 기회를 가장 잘 활용하는 실무자는 자신의 직급보다 한 단계 앞을 미리 학습해 두는 사람입니다.

Direction 5. 집중력을 회복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아도 반성할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이유로 멀티태스킹을 정당화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A 미팅에 임하면서 시간이 촉박한 B 업무의 자료를 함께 들여다보던 순간도 분명 있었습니다.

AI의 지원 폭이 넓어진 지금, 실무자는 매 순간 "내가 직접 수행할 과제"와 "AI에 맡길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고, 직접 수행할 과제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결국 거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고, 화상이든 대면이든 미팅은 그 절차에서 정말 핵심적인 사항들이 논의되는 자리입니다. 미팅 전후의 준비와 정리 업무를 AI가 상당 부분 보조해 줄 수 있는 만큼, 실무자는 회의 시간 그 자체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해야 합니다. 대면 회의에서는 상대방의 발언뿐 아니라 말의 순서, 침묵, 뉘앙스, 표정, 답변을 피하는 지점까지 읽어내야 합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협상에서도 어떤 표현이 반복되는지, 어떤 이슈가 계속 뒤로 밀리는지를 감지해야 합니다. 이는 여전히 사람의 집중력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Direction 6. 인간의 시간을 아낍니다

자칫 사소해 보이지만 누적되면 큰 차이를 만드는 영역입니다. 이미 기존 시스템으로 충분히 해결되는 to-do list, 주가와 시황 확인, 뉴스 브리핑, 일정 관리 등을 "AI 자동화"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포장하면서 오히려 리소스를 분산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반대 방향의 낭비입니다. 문제는 뉴스와 시황을 확인하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명확한 목적 없이 같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AI가 정리해 준 브리핑을 바탕으로 중요한 변화만 선별하고, 사람이 직접 봐야 할 사안에 시간을 집중해야 합니다. 자동화의 본질은 도구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시간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아무리 AI가 빠르게 발전하더라도 인간에게 주어진 하루는 여전히 24시간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맺으며

도구가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의 자기 인식입니다. AI가 PE 실무의 1차 작업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지금, 실무자에게 던져진 질문은 단순합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어떤 가치를 더하고 있는가." 답을 서둘러 내려는 조급함보다, 매 순간 이 질문을 잃지 않는 태도가 격변의 시기를 통과하는 가장 단단한 자세라고 봅니다.

센트로이드는 회사 차원의 AI 활용 체계를 실무 전반에 접목하면서, 동시에 사람의 자리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AI가 더 많은 답을, 사람보다 더 빨리 대신 내는 시대일수록,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좋은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 글에는 설명을 돕기 위해 AI 생성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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